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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번째 앨범 솔 그루브로 컴백… 잘익은 와인같은 농익은 목소리

김창환PD와 13년만의 조우… 이게 딱 우리야! 멋지지 않아?

까만 얼굴 덕에 더 하얗게 보이는 치아가 인상적이다. 그렇게 씨익하고 웃어보이면 누구든 환하게 같이 웃게 된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엔도르핀이 넘치는 남자, 김건모가 돌아왔다.

김건모의 이번 컴백이 반가운 것은 13년 만의 명콤비 프로듀서 김창환과의 재회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을 연달아 히트 시키며 밀리언셀러 시대를 열었다. 3집은 280만장을 기록하며 단일 앨범 최다 판매 기록을 수립하며 한국 가요계 부흥기에 정점을 찍었다. 이후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걷게 되고 한국 음악산업도 각종 악재로 내리막을 걸었다.

그런 측면에서 두 사람의 재회는 음반시장이 되살아나는 부활의 신호탄이자 행운을 암시하는 길조로 다가온다. 한결 부드러워진 인상과 편안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 한국의 스티비원더 김건모를 만났다.

# 맞춤 옷을 입다

김건모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다시 시작하는 거지라며 심드렁하게 운을 뗐지만 눈빛은 또렷하게 빛났다. 앨범 앞에 12집이라는 무거운 숫자도 거둬냈다. 대신 K.C.하모니 vs 김건모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K.C.하모니는 프로듀서 김창환의 애칭이다. 12라는 거창한 숫자 대신 두 사람의 공동작품이라는 의미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그루브를 강조한 덕분에 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김건모는 창환 형하고 작업한 게 3집까지인데, 4집이라고 할 수도 없잖아. 그렇다고 12라는 숫자를 붙이기도 고민돼서 다 빼버렸지. 앞으로도 앨범 낼 때마다 컨셉트을 붙일 거야라고 말했다.

당대의 프로듀서가 혼을 받쳐서 키워낸 최고의 스타, 하지만 정점의 순간에 등을 돌린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이후 한번도 마주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었지만 그 깊이만큼 서로를 그리워했을지도 모른다.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김건모였다. 지난해 11월 기러기 아빠가 된 김창환이 포장마차에서 구준엽 채연과 술잔을 기울인다는 얘기를 듣고 김건모가 의도적으로 슬쩍 합석해 잔을 부딪혔다. 바로 어제 헤어졌던 이들같이 미안하다섭섭했다서운했다고마웠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 이미 마음을 읽었단다.

그리고 김건모는 방배동 서래마을로 이사를 했다. 김창환의 집과는 걸어서 5분 거리다. 이들은 2개월 만에 뚝딱 그간의 한을 풀듯이 작업을 마쳤다.

서로 너무 잘 아니까. 그냥 툭툭 하다 보면 다 끝나 있는 거야. 이제 아무 걱정 안해. 형이 나랑 가장 잘 맞는 음악을 아는 만큼 믿고 그냥 가는 거지. 나 평생 형하고만 할 거야. 재킷 사진 봤어? 맞춤옷 같지? 이게 딱 우리야. 멋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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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를 빚어내다

김건모 그리고 김창환, 두 사람이 만들어낸 이번 앨범은 긴 세월 동안 익힌 와인을 보는 듯하다. 김건모는 악천후와 같은 시련을 견뎌내며 농익은 목소리를 뿜어내는 포도나무와 같은 존재다. 김창환은 포도나무가 맺은 열매를 와인으로 숙성시키는 중책을 맡았다.

두 사람의 연륜이 빚어내는 이번 음악은 비춰보는 빛에 따라 색이 달리 보이고 첫 맛과 끝 맛이 차이가 있는 와인에 견줄만하다. 이번 앨범은 그루브라는 테마에 맞춰 레게 하우스 솔 보사노바 블루스 펑키 발라드 일렉트로닉 등 현란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를 김건모의 음색으로 뽑아냈다.

아무리 들어도 그때마다 깊고 다른 맛을 느끼면 좋겠어. 식상한 것이 난 제일 싫거든이라는 김건모의 설명이 이번 앨범과 제법 어울린다.

주변에서는 김건모를 40대 댄스가수라고 우스개를 던지기도...[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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